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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노피자 먹으러 가자고 열번은 넘게 말한 것 같은데 도미노는 무슨 도미노냐며 내 의견 따윈 깡그리 무시한 전정국과 김태형이 향한 곳은 어이가 없게도 미스터피자였다. 개샤쿠들아 미피가 먹고 싶다고 말을 하지 그랬어. 존나 둘이서 입맛 의기투합이 쩌네. 사실 둘이 잘맞는 건 입맛 뿐만은 아니었다. 좋아하는 게임, 옷 스타일, 음악 취향, 선호하는 브랜드 뿐만이 아니라 개초딩 같은 성격조차 비슷했다. 알고보면 막 둘이 잃어버린 친형제고 그런 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가게문을 열고 들어가던 김태형이 유리문을 잡고 기다리다가 전정국이 들어가고 뒤따라 내가 들어가는 순간 손을 놓았다. 



"으아잇!"



허리를 비틀어 아슬아슬하게 유리문을 통과하자 '올!' 하면서 병신같은 표정을 짓는 김태형이 보인다.  



"박지민 몸 존나 유연해, 힙업 된 거 봐라."



앞서가며 자리를 찾아 두리번거리던 전정국이 그 소리에 슬쩍 뒤를 돌아보며 입을 연다.



"니 언제까지 남자 홀리고 다닐건데?"



...뭔 시발 개소리를 저렇게 진지하게 하는 거지?

개소리엔 개소리로 답해주는게 인지상정. 뇌를 거치지 않은 대답이 곧바로 목구멍에서 튀어 나왔다.



"니 홀릴 때까지."

"와 존나 설레네."



뭔데 김태형이 반응하고 지랄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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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림프골드가 진리라는 내 의견을 또 한 번 박살낸 개초딩들은 지들 맘대로 뭔 반반으로 나뉜 피자를 시켰다. 몰라 시발 난 쉬림프골드 아니면 관심없다고. 샐러드바를 조져놓고 뒤늦게 나온 피자에 흥미가 떨어져 포크로 접시를 깨작이고 있는데 전정국이 '왜 안 먹어? 맛없냐?' 하고 물어본다.



"샐러드바 너무 오바해서 먹었나 봐."

"쯧."



배를 만지는 나를 보며 뭐가 불만인지 혀를 차던 전정국이 내 몫으로 나온 콜라를 가지고 가는 김태형을 무섭게 쳐다본다.



"아 애거 먹지말고 리필해라고."

"얘 배불러서 이제 이거 안 먹어."

"니가 어떻게 아는데?"

"모르는게 없지 난, 박지민을."



들고 있던 피자를 접시에 탁 내려놓은 전정국과 내 콜라잔을 테이블에 쾅 내린 김태형의 눈싸움이 시작됐다. 아 피자 처먹다가 갑자기 웬 지랄들이냐고! 이 미친놈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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