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줍음이 많다던 그놈은 웬일인지 엠티 준비로 마트에 가는 우리를 따라왔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박지민을 따라온 거지만. 마트에 가는 내내 한마디도 안 하고 박지민 뒤에서 얌전히 걷기만 하던 전정국의 존재감이 새하얗게 지워질 때쯤, 식품코너에서 놈들을 다시 발견했다.


"어 소시지!" 

"소시지 먹고 싶어?"


도대체 저놈들은 왜 저렇게 걷고 있는 걸까? 사귀냐고 두 번 물었다간 박지민의 언어회로가 치명적인 손상을 입을 것 같아서 가만있기로 했다. 그러고 보니 오늘 전정국의 목소리를 처음 들은 게 바로 소시지 때문이라는 사실이 기가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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