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언제부터 국민을 팠는지는 기록으로 남겨놨어야 했다. 

도대체 언제부터 국민을 시작한 건지 그 정확한 시기를 나조차 모르는 게 문제다. 과거의 행적으로 봐선 아마 아니쥬 활동할 때쯤인 것 같다. 내게 남아있는 손톱만큼의 양심은 미성년자 알페스는 파지 않는 거였다. 아니쥬 전까지는 그냥 정국맘과 정국이의 독특한 관계성으로 지민이와 정국이에게 큰 관심을 가졌었다. 솔직히 18살 시기까지 정국이는 예민보스의 사춘기를 관통하고 있던 중이라서 그냥 우쭈쭈쭈 오구오구 우리애기, 하는 막내일 뿐이었다. 97의 충격 쇼크에서 쉽사리 헤어 나올 수 없었으니까. 정국이를 데리고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을 한다는 것부터가 커다란 진입장벽이었다. 그냥 전정국 그 자체로 오롯이 놔뒀을 뿐.... 어휴 지금 생각해보니까 딱 그거네. 유리구슬.. 투명한 유리구슬처럼 보이만....그렇게 쉽게 깨지진 않을 거야... 그러던 애가 갑자기 아니쥬 컴백 무렵부터 사춘기를 극뽁하고 씨걸로 시동을 걸더니..... 그때부터 뭔가 거대한 관계의 변화속에서 국민의 흐름을 발견하게 된 것 같다. 댄져때까지는 정국맘이라고 지민이를 불렀었는데 국민 파기 시작하면서 정국맘이라는 호칭도 거의 안 쓰게 되고. 양심은 진작에 죽고 없음.😇


아니쥬 니가 먼데 나를.... 힘들게.... 



국민을 완성시킨 8할이 정국이의 성장이었다는 것이 내가 국민에 손목을 건 가장 큰 포인트다.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막내가 클 동안 형이 너무 기다려줘서 정작 형은 클 시기를 놓쳐버렸다. 물론 지민이는 아직도 본인의 성장판에 가능성을 열어둔 것 같지만. 대신 지민이에게 전에 없던 차분함과 미세한 예민함이 장착되었는데 성인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성격변화는 정국이의 극적인 변화만큼 내게 큰 충격을 가져다주었었다. 정국이는 눈뜨고 일어나니 하루아침에 애가 변했다! 싶을 정도였는데 지민이는 가랑비에 젖어가는 옷이 보이듯 서서히, 지민이가 변하고 있네? 하는 게 조금씩 느껴지다가 그게 쌓여서 어느새 지민이 성격이 미성년자 시절은 조금 상상하기 힘들만큼 뚜렷하게 바뀐 걸 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됐었다. 그때 시기도 시기였으니까. 2015. 뭐, 2015년이 아니었더라도 21살의 지민이는 조금 더 자란 어른이가 되기 위해 그 당시와 같은 변화를 겪었을 거니까, 그때의 걱정을 지금은 크게 의미 두지 않는다. 애들 모두 너무 잘 견뎠고 잘 극복했고 잘 자랐으니까. 지민이의 섹시한 변화와 정국이의 포텐이 터지면서 지금은 내가 천국을 걷고 있지 않느냐. 내 사랑둥이들. 너무 대견하다. 


둘의 관계성을 논하는 건 내가 생각해도 좀 우습다. 내가 뭘 안다고 둘의 관계성을 논하랴 싶고. 그냥 방세권에 살고 싶다. 뭐라도 좀 보게.



지금 정리 안 해 놓으면 나중에 가서 또 과거 탐사하면서 희미해진 기억 붙잡고 탁본처럼 두들기고 있을까봐 기록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