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찍는 거예요?
하며 핸드폰을 돌려 결과물을 보여주는 요정이다. 뭣도 모르고 막 들이대면서 찍었는데 엄청 귀엽게 나왔다. 요정이라서 그런가? 화면에 찍힌 아몬드 모양 눈 속, 회백색 눈동자에 홀리는 기분이 들었다.
-정국씨도 찍어 주세요.
-제가 왜요?
내 핸드폰인데 내가 셀카를 찍든 말든 무슨 상관인가 싶어서 되물었더니 요정도 이유를 찾지 못하고 뭔가 풀죽은 표정이다. 요정씩이나 돼가지곤 동네 아는 동생처럼 생겨먹어서 은근 신경 쓰이게 한다. 머리카락 색깔이며, 눈동자 색깔이며, 옷 입고 다니는 꼴만 아니면 동네 모지리 동생으로 딱인데. 닭이 울면 새벽이 온다고 믿고 있는 만큼 순진해 빠져서 말이다. 단군 신화시대에서 온 거 아니냐고.
-자요.
-우와.
-셀카는 이렇게 찍는 거예요.
-우와.
신문물을 발견 한 듯 우와우와 거리던 요정이 내 손에서 핸드폰을 강탈해 갔다. 쪼끄만 양손으로 핸드폰을 붙잡고 이리저리 만져보던 요정이 돌연 놀라면서 핸드폰을 내게 파라락 내민다.
-우워어어어
뭔데 또 호모 사피엔스 같은 소리를 내냐고요.
이게 그렇게 놀랄 일인가...?
하유.. 우리 요정씨는 어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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