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 건축학과 해비타트 봉사단 7인.

집수리 봉사활동 끝내고 단체사진 찍는데 파워 낯가림 쩌는 지민이한테 엉겨붙은 새내기 전정국 덕분에 한껏 어색해진 지민.





"자자, 수고 많았어요. 단체 사진 하나만 찍고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고 해산합시다."



건축사회 회장님의 말에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부원들이 어기적거리며 모여들었다. 다들 땀과 피로에 찌들었지만 조금씩 제 모습을 찾아가는 낡은 건물에 힘을 내고 있었다. 해비타트에 갓 들어온 새내기 전정국은 과도하게 넘치는 체력으로 석진이 형과 윤기 형을 깜짝깜짝 놀라게 만들었었다. 건물 내부 정리 중 무슨 용도인지 전혀 모르겠는 벽에 꽂힌 쇠파이프를 뽑아내려다가 쇠파이프 대신 몸이 튕겨져 나갔었는데 지나가던 전정국이 뒤로 발사되는 나를 막아 세운 후 쇠파이프를 한 손에 감더니 스티로폼에서 이쑤시개를 뽑아내 듯 쏙 뽑아냈었다. '선배님 이거 어떻게 할까요?' 쇠파이프를 내게 들이밀면서 똘망똘망한 눈으로 묻는 새내기에게 '아, 그... 윤기형!' 하고는 멀찍이 떨어져 있는 윤기형에게 SOS를 쳤었지. 사실 쇠파이프 따위야 마당 아무데나 던져 놓으면 마무리 정리할 때 치우면 되는 건데 그 과정을 설명할 길이 너무 멀었다. 그러니까 전정국은 가까이하기엔 심리적으로 너무나 먼 후배님이란 말이다. 단체 사진을 찍기 위해 의자까지 가져다 놓고 구도를 잡았다. 연장자인 석진이 형과 윤기 형, 호석이 형이 앞에 앉고 그 옆으로 남준이 형과 태형이까지 모였다. 태형이 옆에 설까 했는데 김태형이 어디서 구해왔는지 모를 의자에 앉아 있길래 윤기 형과 석진이 형 뒤에 자리를 잡았다. 형들의 어깨에 팔을 감고 자세를 잡는데 내 옆으로 전정국이 다가온다. '하나, 둘, 셋!' 하고 사진을 찍는데 갑자기 머리 위로 뾰족한 뭔가가 올라와서 나는 웃음을 잃고 말았다. 저기요, 후배님.. 저는 아직... 우리가 그럴 사이가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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