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히트의 의도와 관련없는 주관 가득한 글. (있을 수도 있음)
오멜라스의 아름다운 공공건물들 중 하나에 지하실 방이 있다. 아니 어느 널따란 개인 저택의 지하실일 수도 있다. 그방에는 굳게 잠긴 문이 하나 있을 뿐 창문도 없다. 거미줄 쳐진 지하실 창문으로 비치는 한 줄기 희미한 빛이 그 방 널빤지 벽의 갈라진 틈으로 먼지 투성이가 되어 간신히 들어올 뿐이다. 그 작은 방 한쪽 구석에는 덩어리지고 엉긴 채 딱딱하게 굳어 악취를 풍기는 대걸레 두 자루가 서 있고, 그 옆에는 녹슨 양동이 하나가 놓여 있다. 바닥은 지저분하고 습기가 차 축축한 것이 여느 지하실 창고와 다를 바 없다. 가로로 두 걸음, 세로로 세 걸음 정도인 그 방은 청소 도구들을 넣어두는 벽장이나 쓰지 않는 연장을 처박아두는 창고에 불과하다. 그 방에 어린아이 한 명이 앉아 있다. 남자아이일 수도 있고, 여자아이일 수도 있다. 겉모습으로는 여섯 살쯤 되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거의 열살쯤 되었다. 그 아이는 정신박약아다. 태어날 때부터 문제가 있었을 수도 있고, 아니면 공포와 영양실조, 그리고 아무도 돌보지 않아 그렇게 된 것일 수도 있다. (생략) 아이는 대걸레를 무서워한다. 아이는 대걸레가 무섭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아이는 눈을 꼭 감아보지만 대걸레 두 자루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고, 문은 잠겨 있고, 가끔씩 문이 요란스레 흔들리다 열리고 한명 또는 몇명이 나타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다. (생략) 그 아이는 밝은 햇살과 엄마의 목소리를 기억하고 있으며, 이따금씩 말을 한다. "잘 할게요! 절 내보내 주세요. 잘할게요!" 사람들은 절대로 대답하지 않는다. (생략) 그 비참한 아이를 위해 뭔가 해주고 싶어 한다. 그러나 그들이 해줄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오멜라스 안의 완벽한 행복과 아름다움을 잃는 것이 두려워 죄악을 방기하는 끔찍한 모순. 이것이 오멜라스의 도시다. 그 모순을 깨닫고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을 마지막으로 글은 끝이 난다. 여기서 나는 지민이의 화양연화 노트에 나온 풀꽃수목원 내용이 떠올랐다.
지민의 노트 中
노트 순서는 임의로 바꿈
6 April YEAR 11
혼자 풀목수목원 정문을 나섰다. (생략) 비는 점점 거세졌고 지나다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결국 빗속을 뛰기 시작했다. 집도 가게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가 도착한 곳이 수목원 뒷문이었다. 쪽문이 열려 있고 안쪽으로 창고 같은게 보였다.
4 July YEAR 22
거친 바닥에 나동그라져 팔에서 피가 났다. 그 순간 풀꽃수목원에서 있었던 일이 떠올랐다. 극복했다고 생각한 일이었다. 그런데 아니었다. 도망가야 했다. 씻어내야 했다. 외면해야 했다. 거울 속의 나는 여전히 빗속을 구르듯 도망치던 여덟살 꼬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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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8살때 지민이가 소풍을 갔다가 풀꽃수목원 창고에서 무엇을 보고는 크게 충격을 받고 도망가다가 구르고 다치고 했다는 말인데. 그게 여전히 트라우마로 남아 있고. 오멜라스의 지하실 창고를 떠오르게 하는 구절.
지민의 공간
정국과 눈이 마주친 후
풀꽃수목원이 재현되면서 확장된 공간
그방에는 굳게 잠긴 문이 하나 있을 뿐 창문도 없다. 거미줄 쳐진 지하실 창문으로 비치는 한 줄기 희미한 빛이 그 방 널빤지 벽의 갈라진 틈으로 먼지 투성이가 되어 간신히 들어올 뿐이다. 그 작은 방 한쪽 구석에는 덩어리지고 엉긴 채 딱딱하게 굳어 악취를 풍기는 대걸레 두 자루가 서 있고, 그 옆에는 녹슨 양동이 하나가 놓여 있다. 바닥은 지저분하고 습기가 차 축축한 것이 여느 지하실 창고와 다를 바 없다.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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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도착한 곳이 수목원 뒷문이었다. 쪽문이 열려 있고 안쪽으로 창고 같은게 보였다.
화양연화 지민 노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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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긴 문과 대걸레, 양동이
풀꽃수목원 창고에선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지민이의 트라우마가 된 키포인튼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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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포리아(euphoria)란 일반적으로는 행복감, 도취감을 뜻하며, 정신의학용어로는 '다행증'을 의미한다. 다행증이란 근거 없는 병적인 행복감에 젖는 정신상태로, 기질적 정신장애의 조증 상태에서 볼 수 있다.
어느 창고 앞에서 자전거를 타고 놀며 행복을 느끼는 이 어린이들.
풀꽃수목원 창고에서 겪었던 지민의 트라우마가 타임루프 같은 어떠한 장치를 통해 해방된 정신상태를 보여주는 장면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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