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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타이타닉

⭐️ 🌟 2017. 12. 1. 10:46




내가 설명할 수 없는 구조라는 게 있다. 예를 들면 박지민과 전정국의 관계라든지, 전정국과 박지민의 관계라든지. 하와이를 여행하는 내내 껌딱지처럼 붙어 다니던 저 두 놈들은 결국 마지막 숙소에서 같은 방까지 쓰게 됐다. 농담이 아니라 진짜 거울로 자기 얼굴보는 시간보다 서로 얼굴 쳐다 보는 시간이 오백배는 많을 거다. 둘 다 못생겨 가지고 진짜. 물리적인 못생김이 아니라 그냥 내 눈에 그렇게 보인다는 거다. 저 몬나니 인형들. 



"야 박지민! 너 그러다가 상어밥 된다?? 전정국이 너 잡아 주는 것 같지? 그거 다 페이크야 인마! 전정국 그저께부터 너 노리고 있었다고, 상어 체험할 때부터!"



내 얄궂은 외침이 메아리조차 퍼지지 못하고 바닷바람 사이로 흩어져 갔다. 아닌 게 아니라 선상 끝에 매달려 있는 듯한 박지민이 아찔해 보이기 짝이 없다. 전정국 저놈이 힘이 좋긴 해도 요령이 없는 애라서. 저러다가 떨어지면 어쩌려고 그러냐. 쯧. 막내놈들의 타이타닉 쇼를 아슬아슬한 기분으로 보다가 카메라를 들었다. 



"어이 타이타닉! 여기 봐 봐!"



철컥거리며 시원하게 터지는 셔터 소리와 함께 몬나니들의 얼굴이 뷰파인더에 맺혔다. 거 되게 좋아 보이네. 자식들 사진 찍는 부모의 마음이 이런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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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게 말로만 듣던 학부모란 감정일까? (feat.민형)